사향노루의 배꼽

몇차례 우리나라에 와서 수입개방을 하라고 큰소리치던 한 미국 여성장관의 호기롭던 모습이 새삼스럽게 상기된다.
그가 우리나라까지 와서도 큰소리칠 수 있었던 배짱[?]은 미국이라는 경제대국을 배경으로 하기 때문이라고 보는 견해가 있지만 좀더 성찰해 보면 그 정도의 배경을 가지고서는 그렇게 오만하고 당당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의 배짱을 더욱 두둑하게 해주는 힘의 배경은 미국이라는 노 경제국이 아니라 철없이 설치는 이땅의 경제동물들의 추한 생태에 힘입어 의기양양 큰소리 칠 수 있다고 본다.
  국제경제에 참여단계에 있는 우리로서는 개방이나,우루과이라운드는
불가피하게 겪어야하는 홍역이라지만 값이 헐하고 질이 좋은 것이라면 양잿물도 마실 수 있는 식성좋은 밥통을 가지고 있는 일부 경제동물에게는 오히려 흥미를 더 하는 일일 것이다.
쓸개가 병든 소는 우황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노루는 배꼽밑에 사향을 품고 있기때문에, 물개는 콩팥에 사람이 좋아하는 강장제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의 사냥에 표적이 되고 그렇기 때문에 먼저 잡혀 죽어야 하듯이 경제동물도 알게 모르게 스스로 익혀왔던 생활습관 때문에 먼저 희생될 염려가 있는 것이다.이 동물이 몸속에 품고 있는 식성좋은 위장은 선진국장사꾼이 좋아하는 강장제이기 때문이다.
  조개내장에 흠집을 만들어 두면 그 흠집이 커져서 탐스러운 인조진주가 된다고 한다 인조진주를 캐어 내기 위해서는 멀쩡한 진주도 까집어 봐야 하는데 이 때문에 엉뚱하게 희생되는 조개가 많듯이 경제동물 한 둘때문에 억울한 이가 곤욕을 치루게 될지도 모른다. 이 땅에 경제동물이라는 얄궂은 동물이 득실거릴 수 있는 배경은 한마디로 사회.문화는 제껴두고 경제개발계획만 너무나 오랫동안 집중해 왔었던데 있다고 아니할 수 없다.
이로써 경제에 대한 비중은 커져서 국가,사회,가정,개인의 생활에 이르기까지 경제아닌 것이 없고 경제아니면 잠시도 살 수 없는 것처럼 사람들의 생각도 변해가고 있는 사이에 경제동물이라는 괴이한 생물이 많이 번식하였던 것이 다.보는이에 따라 경제동물의 속모양새는 마치 물고기와 비슷하게 보인다는데 의견이 있어 소개한다.
손으로 만져보면 뱀처럼 비늘로 감겨 있어서 미끈미끈하고, 꼬리를 쳐서 방향을 잡아 나가기 때문에 꼬리가 잘 발달되어 있다. 눈은 앞을 멀리 볼 필요가 없기 때문에 근시안 이고,닥치는 대로 아무것이나 많이 먹기 때문에 입이 크며,손발은 지느러미나 문어발처럼 여러갈래 쳐져 있고,햇빛과 공기를 필요로 하지 않고 경제라는 물밑[水準以下]에서 살기때문에 숨은 아가미로 쉬고 허파[가슴 -양심]가 없는 것이 사람과 많이 다르다.
  그래서 경제동물을 두고 그 피가 뱀처럼 찬 냉혈동물이라는 별명도 있다. 경제동물은 인간들이 살 수 있는 환경을 오염시키는 것을 삶의 목표로 삼는다. 이것은 도덕환경은 물론이고 자연환경도 포함된다.강한 놈은 언제나 약한 놈을 먹이로 하고,심지어는 제 어미거나 새끼일지라 도 가리지 않고 잡아 먹는다. 이들은 이익을 앞세우고 친구를 배신하고,경쟁을 핑계로 형제를 패망시키는데 그들은 외제담배를 즐기며,술먹고 운전하고 오물을 아무데나 버린다.부동산이면 사죽을 못쓰고 공장노동자는 천하게 여겨 박대하여 사기를 죽이고 술집 접대부에게는 엉덩이를 두드리며 팁도 후하게 주면서 추켜준다.
이 동물때문에 공장에서 일하려하는 사람의 수가 줄어들지만 "노동자들이 게을러서 일손 구하기 어렵다"는 말을 그들은 태연스럽게 짖는다. 경제동물은 국적이 없다는 점이 특이하다. 이 동물의 번식은 종자에 의해 번식하지 않고 흉내내기에 의하여 급속히 번식한다.민족도 모르고 조상도 모르나 번식율은 놀랍다.
이놈의 동물은 이익이 있는 곳, 즉 수준이하의 경제라는 환경에서 세균처럼 세포분열로 번식한다.얼마전 이웃 섬나라에서 유행하던 것들인데 이제는 우리나라에도 엄청나게 많이 늘어나서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든지 본색을 들어내고 설쳐댄다.근래에는 북경은 물론이고 유럽이나 동남아에 가서도 낯 뜨겁게 설친다는 소문이다.
장차 이런 동물들로 말미암아 앞으로 우리나라경제는 경제식민지가 될 우려도 없지 않기때문에 우리국민은 이들에 대해 경계심을 가져야할 것이다.
그들은 국적이 없기 때문에 언젠가 이 조국을 배신하겠지만 떠날때는 그냥 떠나지 않고 반드시 이나라에 몹쓸 작태를 저질러 놓고 떠난다는 점을 유의해서 만일 강도,약탈,유괴를 할려면 이러한 경제동물만 골라서 하는것이 더 이익이 많을 것이다.
요즘에는 우황청심환도 갖고있고, 해구신도 가지고 있으며 그 외에도 값진 외제를 많이 가지고 있는 모양이니 이러한 경제동물만 잘 골라서 노리면 수확이 많아 더 효과적일 것이다.
제발 애매하고 가엾은 평범한 사람들을 괴롭게 해서 파렴치한 죄인으로 낙인찍힐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사향노루는 총맞아 죽기에 앞서,
"이것이 없으면 사냥꾼의 총알받이가 되지 않고 내 명대로 살 수 있었는데 하필 여기에 이놈이 생겨나서 나를 억울하게 죽이는고오오.." 하면서 앞발로 자신의 배꼽아래를 사정없이 차고 때리다가 숨을 거둔다고 한다.
노사간의 분규도 경제동물이 있는 사업체에서 더 자주 일어난다는 말이 있는 모양인데 이것만은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면서 이 땅에서 이 요상한 생물은 도저히 살 수 없도록 생활환경을 다듬어 나가는 일이 우리국민의 시급한 과제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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