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사네 이관희 수필모음




權威主義와 勞使

이관희(산업평론가)

힘이 있는 자가 그 힘을 이용하여 상대를 골탕먹이는 것을 권위적 횡포라 한다.

노사간에도 이러한 권위주의가 잠재하고 있으면 반드시 파탄이 일어난다.

노산간에 권위주의가 등장하는 대목은 주로 노사교섭, 단체행동 등 서로가 힘을 내세워 대결을 해야할 경우에 자주 나타난다.

첫째, 자기나름대로의 생각을 합리적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상대방을 설득하려하는 것도 권위주의의 일종이다. 때로는 법률 조문을 내세우거나 고도의 지식과 논리로써 상대를 위압하려하는 것이 이 경우에 속한다.

이때에 야기되는 문제는 서로가 인간적이고 정서적인 느낌을 털어 놓지 못하고 수박겉핥기 아니면,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처럼 되고 형식에 빠져들어 원점에서 맴돈다.

둘째, 돈으로서 매수하거나, 특별한 지위나 대우를 조건으로 회유하는 것도 힘있는 자의 횡포라고 할 수 있다. 불량품을 속여 파는 사기꾼처럼 목적의 이익에 급급한때에 흔히 쓰인다. 노사간에 영구적인 산업평화를 기대하는 입장에서 본다면 야비한 수단에 속할뿐 아니라 민주적 노동조합운영을 저해하는 소행이며 독약을 미끼로 사람을 낚는 소행인 것이다.

셋째, 외고집을 계속하는 것도 권위주의의 일종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고집으로 일관하는 노사대표가 많다. 위에 무언가 믿는 구석이 있어서 고집을 피우는 경우도 있고, 뒤는 아무것도 없으면서 막다른 골목에 다다라 고집으로만 끝까지 버티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러다가 어느 한쪽이 참지 못하고 파탄을 일으키는 결과를 낳게 되는데 이러한 소행은 지혜있는 자가 할 짓이 못된다.

넷째, 협박과 공갈도 권위주의적 방식에 속한다.

상대를 고발해 버리겠다는 협박, 폭력으로 살상하겠다는 공갈은 상대를 더욱 자극하는 결과를 가져와서 쌍방간에 피를 흘리는 결과로 유도된다. 법으로 한다는 말 속에는 공권력을 빌려서 상대를 위압하겠다는 뜻이 있고, 폭력을 쓰겠다는 으름짱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좋다 나도 이판사판이다. 해볼태면 해보자"로 나오게 하는 촉매역할을 한다.

인간이 갖고 있는 심성은 복잡다난하여 단순하게만 볼일이 아닌 경우도 있고, 오히려 간단하게 수습되는 경우도 있는 것이어서 짐작하기는 어려운 것이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하였으니 노사가 다같은 동반자의 위치에서 함께 이기기 위하여는 보다 좋은 지혜를 모아가면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권세를 내세워 상대를 위압하려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노사가 함께 살아야 할 처지에서는 염도에도 두지 말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