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사네 이관희 수필모음-




"쪼끄만 대한민국"

이관희(산업평론가)

봄부터 울던 소쩍새 울음은 녹음이 짙어지면서 듣는 이 가슴을 더욱 에이게 한다. "소쩍새다!!"

대규모 노사쟁의에 온 국민의 관심이 모여지고 있는 가운데, 작으나마 택시업계에도 이 홍역은 시작되었다. 연초, 택시요금이 다른때보다 조금 더 인상된 것이 문제의 직접적인 발단이다.

끝내 근로자는 근로자의 위치에서, 사용자는 사용자의 위치에서 제각기 생각을 달리하고 있다는 노사간의 원초적인 이해대립, 노사갈등의 생리적 본능이 한치의 양보도 하지 않으려는 태도에서 문제는 크게 꼬여들기에 이르고 사건의 진폭을 더욱 더 벌어지게 만들고 말았다.

특히 근로자의 생활안정에 기본이 되는 임금제도가 확립되지 못하여 이를 둘러싼 문제가 해마다 때만 되면 비등하고 있는 가운데, 사업주측은 사업의 영세성에 따른 비용증폭의 압박을 겸하여 퇴직금등 예측되는 노무비부담을 다소간이라도 줄여 볼 심산으로 이번 대폭적이 요금인상기회를 안놓치려 한다.

"생활이 안정되게 월급을 올려달라."는 것이 노동조합측 주장의 요약이라면,

"요금 인상만큼 사납금은 내어야 한다."는 사업주측 주장의 요지다.

정부는 택시기사도 근로자이므로 생활의 안정을 위하여 고정적인 수입, 즉 월급제를 확보시켜 주어야 한다고 보지만 여건상 이는 점차적으로 개선할 과제로 볼 뿐 우선은 반월급, 반성과급형태와 일정액만 회사에 납부하고 나머지는 기사의 수입이 되는 도급형태가 만연되고 있다.

택시사업의 중요성은 사업자체의 영리성도 노사간 관심의 표적이 되지만 택시기사들의 사회적 참여도는 다른 어느사업보다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데 주목해야 한다.

하나의 사례로 이나라를 찾는 외국인을 가장 먼저 접대한는 이가 택시기사이며 이들의 초기안상은 우리국민전체를 맞이하는 인상과 맞먹기 때문에 그들의 얼굴이 곧 국민의 얼굴이요 나라를 대표하는 역할을 한다해도 결코 지나친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은 작지만 그래도 그 "택시인"은 그야말로 하나의 "작은 나라" "쪼끄만 대한민국"이다.

택시기사의 마음이 안정되면 그의 가정이 안정되고, 사회가 안정되고, 그리고 나라가 안정되며, 이 나라를 찾아오는 손님들을 안심시킬 수 있는 것이다.

뿐만아니라 "작은 택시인"이 깨끗하면 이나라가 깨끗하게 보일것이고, 포근하다면 비록 남북이 갈라져 있다 하더라도 포근한 느낌을 받을 것이므로 여하간 좋은 택시를 만들어야할 필요성은 아무도 부정하지 못할 것으로 안다.

온나라가 "한국방문의 해"를 권장하는 이 마당에 노사간의 갈등이 점차 깊어지면서 "불친절 1호" 라는 변테지경에 이르고 있는 실정이다. 노사분규종식을 위한 국민의 관심집중이 긴요한 때라 생각된다.

오는해 봄, 소쩍새는 배고픈 노래를 모두 잊고, 부디 뜸북새처럼 배부른 노래만 불러준다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