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사네 이관희 수필모음-


새우등 터진 엘리트

아라비안나이트에 나오는 마술사는 담요같은 양탄자를 타고 공중을 날았다.
서유기의 손오공은 근두운이란 구름을 타고 하늘을 마음대로 날으며 갖은 재주를 다 피웠다.
공무원도 발령장이란 종이 한 장을 타고 어디든지 마음대로 날아간다.
나도 종이한장을 걸터타고 경남 충무통영에서 순식간에 서울로 날아 들어 여기서 일을 보고 있다.
그래서 공무원은 엘리트집단중 가장 대표집단으로인정받는지도 모른다.
그야말로 공무원의 엘리트적 특성은 여러모로 평가되고 있다고 말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공무원들의 위치에서 본다면 벙어리, 귀머거리, 소경처럼 살아야 할 때가 많다.
그야말로 초연할 때 초연하되 마냥 초연함으로 인하여 피해을 입는 수도 많다.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난관을 통과해야 공무원이 된다.
속칭 등용문이란 난관으로서 지옥가는 고통보다 못하지 않는 시험지옥을 말한다.
대한민국공무원 시험이 어려운 까닭은 일제대 모질고 힘들던 관리채용방법을 그대로 답습하기 때문인데 지금은 일본보다도 더 어렵게 만들어져 일류 명문대학을 졸업했다해도 공무원이 되려면 아예 쉬운 초보과정부터 응시하고 최근에는 이 부분의 경시율이 가장 높아 화제가 되고 있다.
이를 질투인지 시기인지 알 수 없지만 한동안 계급도 쳐지고, 급여도 줄어 들어 갔다.
봉급을 많이 주는 기업체로 옮기기도 하고, 권력의 주변을 맴돌다가 간혹 이삭을 챙기는 자칭 엘리트집단을 선호하는 바람에 공무원집단에 엘리트다운 엘리트가 남아 날 리가 둁벗게된 것일게다.
오히려 엘리트다운 엘리트라면 앞으로 공무원집단에 대해 엘리트의식경쟁을 삼가는 것이 현명하다.
옛날, 황희정승집에 못난 사위 하나가 머슴과 장기를 두어서 졌다고 머슴에게 저녁을 굶게 한 일을 안 황정승은 그 머슴에게 친히 정중하게 사과하고, 그 못된 사위를 즉각 쫓아낸 일이 있다고 한다.
옥석이 서로 뒤섞인 세상이지만 분명히 가릴 것은 가려야 하되 모쪼록 엘리트들의 경쟁에 새우등터진 지칠만큼 지쳐 있는 공무원의 독백을 들어보자.
 
"아이들에게 공무원같은 짓은 하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