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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 났네 효자 났어! 이 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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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몇해가 지난 일이다 손자놈의 첫돌날 있었던 이야기다 (돐이라고도 쓴다) 으례히 벌려 놓는 일 한가지는 아기 장래 잘 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부모의 심정을 아기로 하여금 알아 맟추게 하면서 즐기는 흥미로운 놀이라서 첫 돌날에는 빼 놓을 수 없는 절차이다. 아기 앞에 붓이며 책이며 돈 쌀 실타래, 활과 화살등등을 바구니에 담아 두고 아기가 무엇을 가장 먼저집는가에 따라 아기의 장래를 점쳐보는 놀이인데 붓이나 책을 잡으면 공부 잘하여 고관대작이 되고, 활이나 화살을 잡으면 용맹한 장군이 되어 나라에 충신열사가 되며, 돈이나 쌀을 잡으면 아기가 부유다복하고, 실타래를 잡으면 아기는 수명장수 다남자 한다고 믿는 것이다. 이는 사람의 오복을 미리 점쳐보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제 부모들이 아기의 행복을 바라는 심정도 그 진열한 물건의 위치에 따라 그 성향이 각양각색이라는 점인데 이날 제 어미는 아기가 앉아 있는 가장 앞줄 잡기 쉬운곳에 시퍼런 만원짜리 지폐를 한두장도 아닌 여러장 널려 두고 또 저금통장과 쨍그렁거리는 동전까지 올려 놓았는데 아마 아이엠에프를 거치는 동안 변해 버린 세태인심이 그대로 반영되는 듯한 느낌을 며눌아이의 마음에서 찾아 보는 듯 하였다. 하지만 손자 놈이 제 어미 심정은 아랑곳 않고 눈치 없게 스리 이것 저건 뒤적이더니 하필이면 뒷편에 감추다 싶히한 공책과 연필을 잡아 올리는 것이 아닌가? 하긴 평소에도 방바닥을 기어다니면서 널려있는 책만 보면 물어 뜯고해서 놈이 근처에만 오면 책을 감추느라 야단 법석을 떨기도 했지만 이날 만은 공책이긴 해도 한권 올려 놓고 마음대로 집으라 했으니 당연히 책을 잡으려는것은그렇법도 하다. 제 어미는 살아가는 동안 가장 아쉬운 것이 돈이라는걸 체험으로 알고 자식에게도 그러한 체험을 일깨워 주려는 심사였던 모양인 듯 어린 놈이 돈을 집기를 바라는 모양이다 이러한 제 어미심정을 알기나 했던지 이번에도 앞섶에 있는 시퍼런 배추잎은 마다하고 이번에는 저금통장을 집는다. 제 어미는 기다렸다는 듯이 얼굴빛이 환히 밝아 지는데 어미가 좋아 하는걸 눈치채었는지 손자놈도 덩달아 껄껄거리면서 엉덩방아를 찧는데 이 광경을 바라본 온식구들이 함께 박수치면서 즐겼던 것이다. 제 어미가 집어 오기를 바라는 돈은 끝내 잡지 않았지만 그래도 다행히 저금통장을 집어 올린 까닭에 대해 한가히 세월만 보내는 나는 수년이 지난 지금와서 다시 그때 그일을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놈 제법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혼자 싱긋했다. 일거양득,도랑치고 가제잡고,꿩먹고 알먹는 심정으로 돈도집고 책도 집으려면 그 자리에는 저금통장에 제격이였고 그 어린 놈이 기특하게도 저금통장을 집었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발상이었다고 생각된다 저금통장은 곧 돈이니 어미가 바라던 바를 성취시킨 샘도 되지만 한편 제 가 바라던 책도 챙겼으니 두가지 다 이루려면 그렇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하여 그놈 장차 크면 공부도 잘 할 거고 효자는 때어논 당상이겠구나 하고 내 아들 내외가 효자아들을 두게 되어 뒷날 편안한 삶을 살겠구나 생각하니 나 혼자 좋기만해서 웃었다. 누가 보면 얼빠졌다고 하겠지만,,, 헛헛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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